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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성목요일- 마지막 저녁 누구나 알다시피 어떤 사람과 마지막으로 지내게 되는 저녁은 영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한 말들은 기억에 남아 생전에 한 다른 많은 말들보다 그 무게가 더합니다. 그의 마지막 소원을 꼭 유념하여 존중하게 되고 그의 얼굴을 스쳐 간 마지막 미소와 끝내 지친 그림자도 잊지 못합니다. 이 모든 것은 제자들이 스승과 함께 보낸 성목요일 저녁에도 그대로 해당됩니다. 이 만찬은 복음사가들의 절제된 어조에도 그 느낌과 전해진 말마디의 저속까지 다시없을 감동으로 차 있습니다. 이날 저녁은 배반의 그늘과 성찬의 기적, 인간의적인 실망과 푸근한 형제애, 극적인 충동과 되돌릴 수 없는 종국의 예감에 감싸여있습니다. 이 마지막 저녁에 예수는 이를테면 유서를 씁니다. 그렇거늘 이 저녁마저도 수치스러운 측면을 면치 .. 더보기
빛나는 승리자로서의 구세주 이렇듯 오늘날 구도자들에게 그리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런 사건들 가운데 나로서는 결국 어떤 것을 역사적 진실로 인정해야 되나. 성서에 보면 전설 형태의 문학 유형도 있고 신심을 돋우어 주는 이야기의 유형도 있으니 말입니다. 많은 성조들의 전기도 그렇거니와 예컨대 물고기의 배 속에서 시편을 읊는 요나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믿음이 있는 독자의 물음은 사건의 역사성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뜻에 관한 것입니다. 그 뜻 안에 하느님의 계시가 숨겨 있는 것입니다. 예수가 가난한 라자로의 이야기나 착한 사마리아 사람 또는 잃었던 아들 이야기를 들려준 경우도, 역사적 사건이 문제가 아니라 그 어떤 유식한 강론의 숱한 말보다 비길 수 없이 깊은 교화를 실현합니다... 더보기
수난사기 묵상에 임하면서 로욜라의 이냐시오의 수련에 보면 이런 영성 지침이 자주 나옵니다. "생생하게 상상해 보아라. 주님이 젊은이를 어떻게 살려 내시고, 눈먼 이를 어떻게 보게 하시는지, 산상수훈을 어떻게 말씀하시는지를. 그대 자신이 마치 그 현장에 있는 것같이 상상과 심정을 살려 아주 생생하게 상상해 보아라." 이제 술회하려는 묵상에서도 이렇듯 생생한 예수의 모습이 나에게는 중요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슨 환상이나 독실한 자만에 기울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시대와 상황, 당시의 갈등과 문제 등에 관하여 실제적으로 알아보면서 오늘날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전거를 바탕으로 그 실상을 드러내 보이고자 합니다. 이렇듯 나는 담담하게 나아가면서도, 우리가 그렇게 해서 한결 더 살아있고 깊이 있는 신심에 도달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더보기
신선하게 보관하기 스승님께서 내가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음식을 먹을 내 방이 어디 있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파라오의 총독이었던 요셉 이야기에 대한 2세기 주석은 당시의 식품 보관법을 보여줍니다. 다음 이야기는 요셉이 모아들인 곡물을 어떻게 보관했는지 미루어 짐작하게 합니다. 음식 보관은 안식일법과 관계까 있었기 때문에 고대 라삐들의 관심 대상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불을 지필 수 없는 안식일 기간에 음식을 따뜻하게 보관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비둘기 날개와 톱밥 그리고 리넨 천을 짠 후 남은 자투리였습니다. 음식은 바구니에 넣고 양모로 싸서 따뜻하게 보관했습니다. 그 외 다른 재료, 곧 게펫, 소금, 모래, 거름 같은 단열재는 사용을 금했습니다 효력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중세 현인 마이모니데스는 이러한 .. 더보기
가정의 식품 저장 동석기 시대부터는 지하저장고와 곡물창고가 두루 쓰였으며, 즐그릇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식품 저장에 획기적인 진보였습니다. 이것은 쉽게 덮고 움직이는 등 용도에 따라 여러 모양과 크기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부족의 정착과 가장 연관이 깊은, 주둥이에 둥근 테를 두른 항아리는 물, 올리브 기름, 포도주를 보관하는데 사용했습니다. 250-1800리터를 담을 수 있는 피토이라고 하는 큰 독은 이미 동석기 시대부터 곡식을 저장하는 데 사용되었으며, 나중에 먹으려고 말려둔 건조 식품들은 각종 크기의 항아리에 저장했습니다. 1800리터가 들어가는 아주 큰 독도 발견되었는데, 큰독은 정착생활을 했다는 표시입니다. 대개 유목민들은 어깨에 올려놓을 수 있고 짐승들이 나르기 편한 크기의 항아리를 사용했습니다. 1.. 더보기
성경 시대의 식품 보관 만족스러운 한 해였습니다. 땅은 부드러워 쟁기질하기도 좋았고 씨는 힘들이지 않고 뿌리를 내려 싹을 틔웠습니다. 비도 제때에 내렸고 수확도 풍성했습니다. 그러나 긴 기간 동안 이집트가 겪을 재난 대비책에 관한 요셉 이야기에는 농부 개인뿐 아니라 마을 전체, 아니 온 나라의 존망이 달린 문제가 남아 있었습니다. 가뭄에 이어 기근과 전쟁과 역병이 닥쳤고, 계속된 자연재해로 식품을 공급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식품을 신선하게 보관해서 위급할 때 사용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성경은 요셉이 7년의 풍년과 7년의 흉년을 상징하는 파라오의 꿈을 해석한 것과 각 처에 창고를 지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줍니다. 옛 사람들은 살 집을 마련하기 전에 먼저 곡식 창고를 지었는데, 우선 구덩이를 파고 돌멩이로.. 더보기
향초, 쓴나물, 우슬초, 박하, 나르드 등 향초 사탕수수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는 생강 잎으로, 향료나 방부용 기름으로 사용한 것 같습니다. 1881년 탐험가들이 파라오의 묘를 열었을 때 생강풀 냄새가 났다고 합니다. 쓴나물 고통을 상징하며 맛이 씁니다. 로마인들은 달리기 선수에게 좋다 하여 이 물을 마시게 했습니다. 복통 해소에 좋습니다. 우슬초 우슬초는 암소를 사르는 불에 던지거나 나병환자의 정화예식에 쓰였습니다. 이집트를 탈출하던 날 밤, 양을 잡아 그 피를 문설주와 상인방에 바를 때도 우슬초를 사용했습니다. 예수께 신 포도주를 적신 해면을 우슬초 가지에 꽂아 드렸고, 오늘날 사마리아인들도 파스카 때 우슬초를 사용합니다. 담벼락에서 자라는 우슬초를 키가 큰 향백나무와 대조시킨 1열왕 5,13은 우슬초가 겸손을 상징한다고 보았습니다. 성지와 그.. 더보기
허브와 향신료 - 아니스, 월계수, 검은 커민, 향초 허브와 향신료는 색다른 음식 맛을 내는 데 없어서는 안되는 재료입니다. 영양가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면서 허브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나 ,성경의 조상들은 허브와 향신료를 음식과 연계시키지 않았으며 종종 완전히 따로 생각했습니다. 향신료는 음식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쓰였습니다. 향유로 사용했고, 부의 표시이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기분을 좋게 하는 향을 예배 때 봉헌과 청원 부분에서 태워 바쳤습니다. 냉장고를 사용하는 우리는 이미 잊은 지 오래지만 고대 부엌에서는 후추나 소금 같은 향신료로 고기 특유의 냄새나 부패하기 쉬운 음식에서 나는 냄새를 없앴습니다. 성지의 비옥한 지역은 오랜 세기 동안 버려두어 잊은 채로 있었으나 오늘날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여행자들이 찍은 사진이나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