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겟세마니 동산에서의 예수님 성목요일 저녁은 실로 극적이었습니다. 어둠과 빛, 죽음의 예감과 형제적 유대, 배신과 성찬, 제자들의 좁은 도량과 온 세상을 품는 구세주의 사랑, 자리다툼과 위안의 언약. 그리고 이 만찬 끝에 올리브 동산으로 나가면서 찬미가를 부릅니다. 마르코는 이 점을 분명히 적었습니다. 대할렐이라고 하는 이 찬미가에 어떤 시편들이 담겨 있는지 이제는 알려져 있습니다. 이 찬미가는 과월절 양을 먹는 의식에 속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올리브 동산을 향해 걸으면서 부른 이 찬미가에는 시편 116이 들어 있습니다. 우리가 그 시편을 읽다 보면 그것은 마치 이날 밤에 일어날 일의 서곡같이 들립니다. "죽음의 올가미가 나를 에우고 저승의 공포가 나를 덮쳐 나는 고난과 근심에 사로잡혔네. 이에 나는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불렀네... 더보기 올리브동산에서 우리는 이 그리스도 묵상에서 다른 어떤 것도 가볍게 여겨지는 그러한 주제에 다가섭니다. 고난이 그것입니다. 살다 보면 불쾌하거나 역겨운 일도 인생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러나 때로는 할 말을 잃게 하는 형태의 인간 고통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가차 없이 죽음으로 몰아붙이는 자연 재난의 파급일 수도 있고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인간의 잔악이나 무책임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어이없는 묵언 중에 이런 우울한 의문이 고개를 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을 허락하는 신이라면 무슨 신인가. 믿음의 이러한 흔들림은 인류의 대재앙을 보고 일어날 수도 있고, 개인으로서 겪는 비운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개인으로서 겪는 비운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엄마를 아이들에게서 앗아 간다면, 에이즈가 가족과 고장.. 더보기 성목요일- 마지막 저녁 누구나 알다시피 어떤 사람과 마지막으로 지내게 되는 저녁은 영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한 말들은 기억에 남아 생전에 한 다른 많은 말들보다 그 무게가 더합니다. 그의 마지막 소원을 꼭 유념하여 존중하게 되고 그의 얼굴을 스쳐 간 마지막 미소와 끝내 지친 그림자도 잊지 못합니다. 이 모든 것은 제자들이 스승과 함께 보낸 성목요일 저녁에도 그대로 해당됩니다. 이 만찬은 복음사가들의 절제된 어조에도 그 느낌과 전해진 말마디의 저속까지 다시없을 감동으로 차 있습니다. 이날 저녁은 배반의 그늘과 성찬의 기적, 인간의적인 실망과 푸근한 형제애, 극적인 충동과 되돌릴 수 없는 종국의 예감에 감싸여있습니다. 이 마지막 저녁에 예수는 이를테면 유서를 씁니다. 그렇거늘 이 저녁마저도 수치스러운 측면을 면치 .. 더보기 빛나는 승리자로서의 구세주 이렇듯 오늘날 구도자들에게 그리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런 사건들 가운데 나로서는 결국 어떤 것을 역사적 진실로 인정해야 되나. 성서에 보면 전설 형태의 문학 유형도 있고 신심을 돋우어 주는 이야기의 유형도 있으니 말입니다. 많은 성조들의 전기도 그렇거니와 예컨대 물고기의 배 속에서 시편을 읊는 요나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믿음이 있는 독자의 물음은 사건의 역사성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뜻에 관한 것입니다. 그 뜻 안에 하느님의 계시가 숨겨 있는 것입니다. 예수가 가난한 라자로의 이야기나 착한 사마리아 사람 또는 잃었던 아들 이야기를 들려준 경우도, 역사적 사건이 문제가 아니라 그 어떤 유식한 강론의 숱한 말보다 비길 수 없이 깊은 교화를 실현합니다... 더보기 수난사기 묵상에 임하면서 로욜라의 이냐시오의 수련에 보면 이런 영성 지침이 자주 나옵니다. "생생하게 상상해 보아라. 주님이 젊은이를 어떻게 살려 내시고, 눈먼 이를 어떻게 보게 하시는지, 산상수훈을 어떻게 말씀하시는지를. 그대 자신이 마치 그 현장에 있는 것같이 상상과 심정을 살려 아주 생생하게 상상해 보아라." 이제 술회하려는 묵상에서도 이렇듯 생생한 예수의 모습이 나에게는 중요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슨 환상이나 독실한 자만에 기울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시대와 상황, 당시의 갈등과 문제 등에 관하여 실제적으로 알아보면서 오늘날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전거를 바탕으로 그 실상을 드러내 보이고자 합니다. 이렇듯 나는 담담하게 나아가면서도, 우리가 그렇게 해서 한결 더 살아있고 깊이 있는 신심에 도달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더보기 신선하게 보관하기 스승님께서 내가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음식을 먹을 내 방이 어디 있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파라오의 총독이었던 요셉 이야기에 대한 2세기 주석은 당시의 식품 보관법을 보여줍니다. 다음 이야기는 요셉이 모아들인 곡물을 어떻게 보관했는지 미루어 짐작하게 합니다. 음식 보관은 안식일법과 관계까 있었기 때문에 고대 라삐들의 관심 대상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불을 지필 수 없는 안식일 기간에 음식을 따뜻하게 보관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비둘기 날개와 톱밥 그리고 리넨 천을 짠 후 남은 자투리였습니다. 음식은 바구니에 넣고 양모로 싸서 따뜻하게 보관했습니다. 그 외 다른 재료, 곧 게펫, 소금, 모래, 거름 같은 단열재는 사용을 금했습니다 효력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중세 현인 마이모니데스는 이러한 .. 더보기 가정의 식품 저장 동석기 시대부터는 지하저장고와 곡물창고가 두루 쓰였으며, 즐그릇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식품 저장에 획기적인 진보였습니다. 이것은 쉽게 덮고 움직이는 등 용도에 따라 여러 모양과 크기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부족의 정착과 가장 연관이 깊은, 주둥이에 둥근 테를 두른 항아리는 물, 올리브 기름, 포도주를 보관하는데 사용했습니다. 250-1800리터를 담을 수 있는 피토이라고 하는 큰 독은 이미 동석기 시대부터 곡식을 저장하는 데 사용되었으며, 나중에 먹으려고 말려둔 건조 식품들은 각종 크기의 항아리에 저장했습니다. 1800리터가 들어가는 아주 큰 독도 발견되었는데, 큰독은 정착생활을 했다는 표시입니다. 대개 유목민들은 어깨에 올려놓을 수 있고 짐승들이 나르기 편한 크기의 항아리를 사용했습니다. 1.. 더보기 성경 시대의 식품 보관 만족스러운 한 해였습니다. 땅은 부드러워 쟁기질하기도 좋았고 씨는 힘들이지 않고 뿌리를 내려 싹을 틔웠습니다. 비도 제때에 내렸고 수확도 풍성했습니다. 그러나 긴 기간 동안 이집트가 겪을 재난 대비책에 관한 요셉 이야기에는 농부 개인뿐 아니라 마을 전체, 아니 온 나라의 존망이 달린 문제가 남아 있었습니다. 가뭄에 이어 기근과 전쟁과 역병이 닥쳤고, 계속된 자연재해로 식품을 공급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식품을 신선하게 보관해서 위급할 때 사용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성경은 요셉이 7년의 풍년과 7년의 흉년을 상징하는 파라오의 꿈을 해석한 것과 각 처에 창고를 지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줍니다. 옛 사람들은 살 집을 마련하기 전에 먼저 곡식 창고를 지었는데, 우선 구덩이를 파고 돌멩이로.. 더보기 이전 1 ··· 4 5 6 7 8 9 10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