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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예수님이 살던 시절의 우유와 치즈

히브리어 할라브는 우리가 알고 있는 우유를 뜻합니다. 날씨가 더우면 이를 오랫동안 신선하게 보관할 수 없습니다. 이유기 전 아기들에게 가장 적당한 음식이라고 한 말은 모유를 뜻한 것 같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버터는 오늘날 우리가 먹는 것보다 기름기가 더 많으며 부드럽게 응고된 것을 가리킵니다. 중세 유다 학자 라쉬는 엉긴 소젖은 오늘날 크림 버터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합니다. 

1사무 17,18과 2사무 17,29 그리고 욥기 10,10에 나오는 치즈는 틀에 집어넣고 눌러 햇볕에 말린 것입니다. 이를 베두인들은 아피그라고 하는데, 이들은 오늘날에도 거의 같은 방법으로 만듭니다. 

 아피그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고, 언제든지 물을 부어 다시 만들 수 있습니다. 옛 예루살렘이나 아크레 시장에서 이러한 치즈를 파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농촌과 유목민들이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도록  팔았습니다. 

 제조의 첫 단계는 물과 기름을 분리하기 위해 휘젓는 일입니다. 보통 염소 가죽 주머니에 우유를 넣고 나무에 매달아 앞뒤로 흔들었습니다. 대략 한 시간 반가량 걸리는데, 날씨가 추우면 더 오래 흔들어야 합니다. 

 오늘날 베두인들으 겨울에 이 일을 할 때면 더 빨리 응고시키기 위해 주머니에 뜨거운 물을 붓고 일하는 곳에 불을 지핍니다. 적당히 응고되면 물은 따라내고 건더기에 소금을 넣어 팍팍한 아피그를 만듭니다. 걸러낸 물은 버리지 않았습니다. 콤이라 불리는 물을 옛 사람들은 음료로 마셨습니다. 

 크림을 큰 그릇에 담고 세이지와 하와이라는 향긋한 양념을 넣어 끓여 만든 치즈는 여러 주일 보관할 수 있습니다. 베두인들은 우유를 저을 때 나오는 가장 좋은 크림을 자브다라고 했는데, 버터처럼 생긴 자브다는 짙은 노란색을 띠며 몇 년이든 보관할 수 있어 올리브 기름처럼 사용합니다. 잔치 음식인 만사프를 만들 때도 양고기와 쌀에 이 크림을 넣습니다. 

 메소포타미아에서도 치즈 만드는 일이 중요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목자와 양 떼가 그려진 원통 모양의 판을 발견했는데, 거기엔 이를 나타낸 듯한 작은 원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호머의 글에는 보리, 꿀, 포도주, 염소로 만든 죽이 나옵니다. 예수 시대에 일반 식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료에는 오늘날과 비슷한 강판이 나옵니다. 

 요세푸스는 예루살렘의 한 골짜기를 티로포에온이라 불렀는데 이곳에는 치즈 만드는 사람들이 살았습니다. 샤론 평야에 있는 무덤을 발굴하는 가운데 청동기 시대 중기에 만든 것으로 보이는 작은 접시들이 들어 있는 큰 독이 발견되었습니다. 접시 가운데에는 독에 줄을 매달기 위한 것 같은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이것은 접시에 응유효소를 채워 줄에 달아 큰 독에 집어넣었다가 빼내기 위한 것처럼 보입니다. 

 

우유나 고기로 만든 음식을 엄격히 분리할 것을 명하는 유다의 음식 규정 덕분에 이스라엘에는 이를 재료로 한 조리법이 많습니다. 오늘날 오순절 잔치상에는 우유로 만든 음식이 많이 오릅니다. 샤부오트는 원래 추수감사제로 동물을 잡아 바쳤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현인들은 오순절과 십계명을 연결시켰고, 고기가 축일 식단에서 빠지면서 이로 만든 음식이 등장했습니다. 이러한 전통은 아담이 에덴동산에서 채소와 과일을 먹었다는 창세 1,29에서 착안한 것으로 하느님이 십계명을 주신 것을 기억하는 날, 더 나은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원의를 표현한 것입니다. 

 아가 4,11은 혀 밑의 꿀과 젖처럼 이스라엘 백성을 만족시키기 바란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