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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이스라엘 시대의 시트론, 아몬드, 호두

시트론은 모든 감귤류 과일과 마찬가지로 그 원산지가 인도일 것입니다. 히브리 이름으로 에트록인데 구약성경에 나오지 않는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지난 2000년 동안 시트론은 성경의 과일로 여겨졌고 초막축제 때 없어서는 안 될 과일이었습니다. 좋은 나무의 열매는 시트론이라는 것을 예수 시대 현인들의 증명했습니다. 좋은 나뭇가지라고도 하는 이 과일은 종려나무, 버드나무, 굵은 나무와 함께 하느님께 즐겨 바쳤습니다. 

어떻게 현인들은 좋은 나무가 시트론이라는 결론을 내렸을까? 예루살렘 탈무드 숙카에 시트론이 좋은 나무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열매와 나무가 모두 아름다운 이 좋은 나무의 열매는 무엇인가? 그것은 에트록입니다. 석류면 안 되는가? 안됩니다. 석류 열매는 아름답지만 나무는 아닙니다. 캐롭은 어떤가? 캐롭은 나무는 멋지나 열매는 보잘것없습니다. 

다른 여러 자료로 시트론 나무와 열매가 모두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묵시 18,12-13에서 볼 수 있듯이 시장에 나오는 귀한 상품과 함께 시트론 나무도 많았지만 바빌론 멸망후에는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 과일은 주로 싱싱할 때 먹었으며,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했습니다. 절이거나 익혀서 먹기도 했고 갖가지 약제로도 쓰였습니다. 포도주에 과육이나 씨를 담가 해독제를 썼으며 뱀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뚜껑을 덮어 보관했습니다. 

바빌로니아 탈무드 샤바트에는 만일 그런 일이 생기면 시트론을 통째로 꺼내 속을 파서 꿀을 넣고 구워먹으라고 합니다. 시트론은 또한 공기청정제로, 씨앗은 임신부의 입덧을 없애는 데도 쓰였습니다. 

예수 시대 사람들은 주로 요르단 계곡과 유다와 사마리아에서 시트론을 경작했습니다. 유다인들의 제2항쟁 지휘관이었던 바르 코크바가 보낸 편지 가운데 초막절을 제대로 보내기 위해 부하에게 사해 근처 엔 게디에서 자기 부대로 시트론을 보낼 것을 지시한 내용이 있습니다. 

일 년 내내 열리는 시트론은 풍요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시트론의 꼭지는 번식력과 관계가 있어 불임을 치료하거나 사내아이를 낳는 데 효험이 있다고 여겼습니다. 

 

호두 

페르시아에서 이스라엘로 호두가 처음 소개되었을 때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그 쓰임새가 다양했기 때문입니다. 호두는 광택유나 요리에 사용되었고 열매를 먹었으며 껍질은 염색 원료로 쓰였습니다. 

호두는 그리스어로는 페르시아 왕족이라고 했는데, 그것은 원산지가 페르시아임을 반영합니다. 호두는 히브리어로 에고즈 멜렉 곧 왕의 견과라고도 했습니다. 

아가 6,11에 호두나무 정원이 등장하는데,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친구들이 정원으로 내려갔다는 말입니다. 원래 호두는 겨울 동안 성장에 필요한 서리를 충분히 맞아야 하기 때문에 가장 낮은 골짜기에 심었습니다. 

신약성경에는 호두가 나오지 않지만 신약의 시대상황에 정확히 알려주는 탈무드에는 자주 나옵니다. 예를 들어 속이 꽉 찬 호두는 조화로운 결혼생활을 상징했습니다. 그래서 열 처녀가 신랑을 맞이할 때 등불을 든 사람들이 신랑 신부를 향해 기쁜 마음으로 호두를 던졌으리라고 상상할 수 있습니다. 

 

아몬드 

아몬드는 히브리어로 샤케드라고 하는데, 이것은 부지런하다 또는 예레 1,11-12에 나오는 것처럼 지켜보다라는 말의 어원입니다. 예레미야야, 무엇이 보이느냐? 편도나무 가지가 보입니다. 잘 보았다. 사실 나는 내 말이 이루어지는지 지켜보고 있다. 

 

이른 봄에 가장 먼저 꽃이 피며 유다와 갈릴래아 산둥성이를 분홍색과 하얀 빛으로 물들여 놓았습니다. 그 아름다움은 예술가들의 작품에도 나타나며, 꽃받침과 꽃잎은 칠촛대 받침과 성전 장식촛대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아몬드는 여러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맛있는 아몬드 페이스트와 향기로운 기름을 만드는 등 훌륭한 음식 재료였습니다. 쓴맛이 나는 것은 물에 넣어 요리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었고, 아몬드 껍질은 연료로 사용되었습니다. 

 아몬드 나무는 힘의 상징입니다. 민수기 17장에서 모세는 각 부족 수장에게 지팡이를 가져오게 하여 만남의 장막 어귀에 심으라고 합니다. 그런데 오직 아론의 지팡이에서만 싹이 나와 아몬드가 열렸습니다. 

 

코헬렛에서 아몬드는 늙음의 상징으로 나타나는데 흰꽃이 노인의 백발을 연상시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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