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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성경 속 캐롭에 대하여

캐롭 

구약성경에 캐롭에 대한 언급은 없으나 주석갇르은 창세 43,11에 야곱이 이집트에 보낸 품목 중 맨 나중에 나오는 약간의 꿀이 캐롭으로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고 추정합니다. 흔한 벌꿀은 선물로는 적합하지 않아 캐롭으로 만든 꿀을 바쳤는지도 모릅니다. 캐롭 나무의 원산지는 성지이며 그 열매가 아나톨리아, 그리스, 이탈리아, 이집트, 북아프리카까지 퍼져 나갔습니다. 일면 복서 트리라고 하는 나무의 열매인 캐롭은 성 요한의 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르 1,6과 마태 3,4는 세례자 요한이 메뚜기와 들꿀을 먹었다고 전합니다. 레위 11,22에 따르면 요한은 메뚜기를 먹을 수도 있으나 학자들은 그것이 구주콩나무, 곧 캐롭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유다에는 라삐 시메온 바르 요하이와 캐롭에 대한 전설이 있습니다. 라삐 시메온은 2세기 초 로마에 반란을 일으킨 일급 수배자여서 여러 해 동안 동굴에 숨어 캐롭 나무 열매와 샘무을 마시며 살았습니다. 

고대인들은 캐롭이 영양가가 높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열매는 여러 종류의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으며 씨를 둘러싼 콩깍지 속살에는 알라비노스라는 당화합물이 있어 소화의 기본이 되는 섬유질을 제공하고 물을 흡수하여 장으로 보냅니다. 캐롭은 소화가 잘되어 죽을 만들어 먹습니다. 

 

캐롭은 여름 중반쯤에 익습니다. 나무 뿌리는 자기들끼리 또는 다른 나무와 엉키기 때문에 서로 간격을 두고 심어야 합니다. 산기슭 농장에서는 올리브와 포도밭, 밀밭과 보리밭 군데군데 캐롭 나무를 심었습니다. 칼무드 페어는 가난한 사람들이 이삭을 주울 대 주의하라는 뜨으로 모든 캐롭 나무에는 눈이 달렸다는 말을 합니다.

캐롭 열매는 일 년 동안 저장해도 별 탈이 없어서 가난한 이들의 먹을거리가 되었습니다. 2열왕 6,25는 사마리아가 아시리아에 포위되었을 때 어찌나 가뭄이 심했던지 나귀 머리 하나가 은 여든 세켈에 팔리고 비둘기 똥 사분의 일 캅이 다섯 세켈에 팔릴 지경에 이르렀다고 전합니다. 여기서 꼬투리는 캐롭 열매로 짐작되며 이 구절은 가장 싼 식품 가격을 부풀려서 이야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되찾은 아들 이야기에서 캐롭은 먹을 만한 음식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루카 15,16에서 그는 돼지들이 먹는 열매 꼬투리로라도 배를 채우기를 바랐다고 합니다. 캐롭 잎은 탄닌이 풍부해서 가죽을 무두질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황금색은 파란 콩깍지에서 추출한 것입니다. 전형적인 시골 마을에서는 지금도 캐롭 콩깍지 속살로 접착제를 만듭니다. 

캐롭 열매의 씨는 크기가 일정해서 히브리 표준 모게 단위인 게라로 사용되었습니다. 성소 세켈로 반 세켈을 내야 한다는 말은 탈출 30,13에 처음 나옵니다. 성소 세켈이란 성전에 바치는 봉헌금을 일컬으며 1세켈은 스무 게라입니다. 캐롭 씨는 그리스어로 케라티온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영어로 캐럿이 되었으며 200밀리그램입니다. 

이사 1,19-20을 보면 캐롭이 가난한 이들의 음식이자 빈곤의 상징이라는 것을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너희가 기꺼이 순종하면 이 땅의 좋은 소출을 먹게 되리라. 그러나 너희가 마다하고 거스르면 칼날에 먹히리라.고 하는데 더 정확하게 번역하면 너희는 캐롭을 게걸스레 먹을 것이다가 됩니다. 

히브리어에서 칼과 캐롭은 같은 의미로 쓰입니다. 캐롭 깍지 모양이 신월도와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캐롭이 빈곤의 상징이라는 것은 고대 미드라쉬와 설교, 성전 파괴에 대한 기록과 계속되는 궁핍에 대한 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히브리인은 캐롭밖에 먹을것이 없어, 궁핍과 절망으로 괴로워했습니다. 그러고 나서야 하느님의 다스림을 받아들여 회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