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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대추야자(종려나무)- 비옥한 땅에서 나는 열매

온화한 기후와 은혜로운 겨울비와 돌이 많은 이스라엘 고지대는 과수 농사에 적당합니다. 모세는 가나안 땅을 돌아 보라고 정탐꾼을 보내면서 과일을 가져오라고 합니다. 과수 농사보다 채소를 가꾸기에 훨씬 좋은 이집트를 기억하는 백성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이국적인 과일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정탐꾼들은 엄청난 크기의 포도송이뿐 아니라 석류와 무화과도 가지고 왔습니다. 

 

예수 시대에는 전국적으로 30가지나 되는 과일을 재배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밀 보리 포도 올리브였고 여기에 대추야자 무화과 석류도 포함되었습니다. 

 

대추야자 

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일곱 가지 농작물 중 대추야자는 없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나오는 꿀이 바로 달콤한 대추야자로 만든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대추야자 꿀은 대추야자 열매를 물에 넣고 끓여 꼭 짠 후 뭉근 불에서 걸쭉하게 졸인 것입니다. 

대추야자의 학명은 피닉스 닥틸리페라로,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피닉스라는 말은 북부 가나안의 해안지방인 페니키아와 관련이 있습니다. 불꽃 속에서 생애를 마친다고 알려진 전설의 새 피닉스는 죽으면 그 재에서 새로운 후손이 탄생하는데, 불속에서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 마치 둥치에서 싹이 터 자라는 대추야자나무와 비슷하다고 하여 그런 이름을 받게 된 것입니다. 피닉스처럼 대추야자나무는 유다와 그리스도교 전통에서도 생명의 상징입니다. 

 

대추야자의 원산지가 동북아프리카냐 아시아냐, 이라크냐 인도냐 하는 것은 아직까지 논쟁중입니다. 대추야자는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 사이에 있는 남부 메소포타미아 저지대에서 널리 재배되었습니다. 

동석기 시대 성경의 땅 요르단 계곡 남동쪽에 자리한 텔릴락 엘 갓술에 살던 정착민들은 최초로 대추야자를 먹은 사람들입니다. 기원전 3500년경 사람들은 사해 근처 나할 미쉬마르에 보물굴이라고 알려진 동굴에 대추야자 씨를 남겼습니다. 

 

기원전 6세기에 파라오 투트모스 3세는 폭동을 일으킨 가나안 도시들을 진압하여 이집트의 지배 아래 두었습니다. 카르낙에 있는 파라오 궁전 벽에 그려진 그의 승리에 관한 그림 속에는 패망한 땅에서 나는 대추야자가 있습니다. 투트모스는 가나안 진압 후 별로 알려져 있지 않던 대추야자를 이집트로 가져왔을 것입니다. 

그로부터 3400년이 지난 후 이집트인 노동자들은 텔 므기또를 발굴하러 오면서 팔레스티나에서는 자라지 않던 대추야자를 식량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그들이 떨어뜨린 대추야자 씨가 뿌리를 내려 오늘날에도 나지막한 언덕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의 땅에 들어왔을 때 대추야자는 이미 그곳에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모세가 느보 산에서 건너다보니 초아르까지 이르는 평야 지역, 곧 종려나무 성읍 예리코 골짜기가 보였습니다. 4세기경 이스라엘은 대추야자를 수출하기에 이릅니다. 당시 철학자이자 식물학자였던 테오프라투스는 대추야자는 저장하기가 쉬워 많은 사람이 찾았다고 합니다. 예수 시대 예리코산 대추야자는 발삼과 함께 오아시스 성읍의 유명한 작물이었습니다. 

역사가 플루타르크는 헤로데의 친구 마르쿠스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에게 예리코의 대추야자 농장을 준 것을 보고 악명 높은 농장 주인 헤로데 임금이 하라는 대로 했을 것이라고 기록합니다. 

여왕은 대추야자나무뿐 아니라 대추야자 꿀을 맘껏 맛 보며 흡족해했습니다. 그 꿀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포만감을 주며 하제 역할도 하고 몸을 이롭게 합니다고 바빌로니아 탈무드 케투바는 말합니다. 

대추야자 씨는 가축의 먹이나 연료로 사용했습니다. 역사가 요세푸스는 대추야자가 마싸다의 일상 식품 가운데 들어있다고 기록했는데, 고고학자들은 마싸다에 있는 헤로데 요새 창고에서 대추야자를 저장했던 구덩이를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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