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제키엘의 잡곡빵

빵과 과자 

성경에는 여러 종류의 빵이 나옵니다. 탈출 29,23에 나오는 빵은 오늘날 피타와 같습니다. 마르 6,38에 나오는 빵도 비슷합니다. 둥글넙적하고 얇고 멋대로 생긴 이 빵은 성지 언덕에 널려 있는 잡작한 돌멩이와 비슷합니다. 

복음서에 돌과 빵을 연관시켜 빵을 청하는데 돌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라고 한 것은 괜한 말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광야에서 40일 동안 단식하셨을 때 악마가 와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들에게 빵이 되라고 해보시오하고 유혹하기도 했습니다. 

불에 구운 성경 시대의 과자는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과자와는 다릅니다. 빵은 과자와 비슷했지만 더 얇았습니다. 

빵은 여러 모양으로 만들었는데, 고대 빵틀을 보면 빵이 식사의 품격을 나타내는 요소였음을 보여줍니다. 기원전 1800년경 것으로 보이는, 바닥에 비늘이 선명하게 새겨진 물고기 모양의 빵틀이 마리의 궁전 수랏간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빵과 양식 

이사 3,1과 에제 4,16에 묘사된 빵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기둥이요, 의지였습니다. 빵은 왕과 밭일하는 농부들은 물론 나그네들의 음식을 상징했습니다. 빵은 성경에서 거듭 언급되는데, 창세 3,19의 양식이라는 말은 오역이거나 상징입니다. 

빵은 성소와 성전 예식의 주요소였습니다. 불의의 빵은 악한 것을 의미합니다. 씩씩하고 훌륭한 여인은 하루 종일 바빠서 놀고먹는 일이 없었습니다. 빵은 흙과 거리가 먼 도시인들한테는 은유이지만 흙을 일구며 살던 고대인들한테는 현실이었습니다. 옛 농부들은 기근이 닥치면 목숨이 달린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낟알을 빻아 빵을 구워 먹으면 다음해에 심을 것이 없어지고, 다음해를 위해 남겨두면 사랑하는 가족이 굶주리게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떤 농부가 남은 씨앗을 뿌렸다면 시편 126,5처럼 눈물로 씨 뿌리던 이들이 환호하며 거둘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빵의 축복 

복음서는 예수께서 빵을 드시고 감사를 드리셨다고 기록합니다. 특히 최후 만찬과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빵을 드시고 감사를 드리셨습니다. 시편 104편에서 암시하듯이 감사드리는 행위는 예수 시대 이후 초세기에 처음 기록되었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유다인 가정에서 빵을 쪼개며 하는 기도와 비슷합니다. 예수께서는 최후 만찬에서 포도주와 빵을 그리스도교 신학과 관습의 영속적 요소로 바꿔놓았습니다. 이렇게 빵이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강력한 상징이 된 것은 사람들이 날마나 빵을 먹는다는 일상성 때문입니다. 빵은 보통 집 마당에 있는 화덕에서 구워 누구나 볼 수 있었습니다. 예수께서도 반죽을 변화시키는 누룩을 상징으로 사용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바리사이와 사두가이의 누룩을 조심하라고 하십니다. 호세아도 누룩을 상징으로 사용했습니다. 악인들은 반죽을 하여 부풀 때까지 빵 굽는 이가 불을 키우지 않아도 저절로 타오르는 화덕과 같다고 묘사합니다. 중세기 유다인 주석가 라쉬가 말합니다. 

 

에제키엘의 잡곡빵 

하느님께서는 에제키엘에게 예루살렘이 멸망하리라는 메시지를 전하라면서 빵을 만들라고 명하십니다. 주로 가축 사료로 쓰이는 스펠트 밀, 곧 귀리는 쉽게 구할 수 없는 것이라서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누에콩과 렌즈콩가루는 건강식품점이나 인도 식품을 판매하는 곳에서 살 수 있습니다. 성경 시대에는 반죽을 부풀리는 데 오늘날처럼 이스트를 쓰지 않았음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성경 시대처럼 만들려면 에제키엘의 빵에서 남겨둔 1작은술 정도의 빵 반죽을 쓰거나 물 대신 직접 짠 신선한 포도즙이나 사과 소스를 사용합니다. 포도나 사과 쩝질에는 천연 이스트 성분이 들어있습니다.